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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과 심상의 이중구조(인천신문 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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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1 16:55: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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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성은 탄탄한 소묘력을 바탕으로 대상을 포착하여 자기만의 회화세계를 구축해 온 중진이다.
젊은 시절부터 그는 인천에서 손꼽을 정도의 신뢰할 만한 묘사력과 표현능력을 갖춘 기대주였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여러 공모전에서 세속적인 성취감을 맛보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온순하고 사심 없는 성품과 관대한 성격으로 말미암아 그가 몸담고 있는 인천이라는 지역화단에서
신뢰와 존경을 한 몸에 받아왔다.
말하자면 박치성은 인품과 실력을 두루 갖춘 전업화가로서 지역화단에서 큰 대립이나 반목 없이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걸어왔던 것이다.
그런 박치성이 갑자기 화구를 챙겨서 먼 인도 땅으로 떠난 적이 있었다.
마치 1천400년 전의 현장이나 혜초와 같은 구법승(求法僧)처럼 그는 그동안 고국에서 이루었던 세속적 기득권을
일단 포기한 채 학생의 신분으로 다시 돌아갔던 것이다.
물론 그는 대학에 등록하여 학위과정도 이수하면서도 늘 붓을 놓지 않고 그곳의 풍정과 사람들을 그리곤 했다.
그 내용은 시대의 기록으로서의 의미보다는 그곳 사람들의 내면을 관조하여 그들의 일상 뿐 아니라 심상까지도
전신한 것으로써, 이전에 그가 그렸던 유미주의적 인물, 또는 풍경과는 맥을 달리하는 것들이었다.
수년간의 인도생활을 접고 고국에 돌아온 그는 후텁지근한 화실에 틀어박혀 그림 그리는 일 이외에는
별로 하는 일 없이 묵묵히 화단을 지켜왔다.
천성이 좌중을 이끌거나 남과 어울리는 일에 무딘 탓인지 미술인들이 모이는 곳에 별로 나오지도 않아,
가끔 선술집에서나 그의 얼굴을 목도할 수 있을 뿐이었다.
한편 박치성은 그의 묘사력을 과신하여 대상의 정확한 재현에 안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는 현대회화가 일구어온 다양한 형식적 가치들을 그의 그림에 적용시켜 이의 타당성을 실험해 온 것이다.
말하자면 선과 색의 과감한 사용을 통하여 화면에 생기를 부여한다든가 대상과 공간과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하여
화면이상의 공간을 창출하고자 하는 시도가 그것이다.
이를테면 그는 화면을 분할하여 새로운 공간을 설정하는가 하면 여기에 대상을 집어넣고 다시 해체한다.
대상을 해체한 선은 면에 흡수되고 면은 대상에 의해 간섭받거나 그 자체가 스스로 존재하며 조형성을 획득한다.
물감 또한 스스로 변주를 시도하여 대상을 침범하거나 이에 흡수된다.
이러한 역동적인 공간은 박치성의 그림이 갖는 하나의 힘으로 작용하며 화면에 생기를 극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최근 그의 그림은 바로크 적인 역동성과 초현실주의적인 불합리성이 공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과 환영, 구상성과 추상성이 어울려 어떤 이야기 구조를 이루고 있는 그의 그림은 우리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아마도 이러한 구조는 규정된 의미보다 더 다양한 의미를 포괄할 수 있기 때문에 보는 이의 상상력 또는
경험의 폭과 깊이에 따라서 보다 많은 공감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2007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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